바다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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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가는 길

기차를 타고 어디를 갈 때에는 항상 창가에 앉는다.

비단 기차만은 아닌듯 하다. 비행기도 수십번 타봤지만 아직도 창가에 앉는다.

창밖을 통해 먼곳의 풍경을 멍하니 바라볼 때도 있고,

눈의 촛점을 좀더 가깝게 하여 빠르게 지나가는 풍경에 잠깐 아찔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앞에 앉은 사람은 어디로 가는걸까, 여행일까 출장일까 등등의 생각도 한다.

기차에서 내려서 플랫폼을 빠져 나갈때에는 주위를 둘러볼 여력이 없다.

다들 어딘가의 목적지를 향해, 정신없이 혹은 집중해서 발걸음을 옮긴다.

가끔은 이렇게 사진을 찍다가 눈이 마주치기도 한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카메라를 쳐다 보는 것이겠지.

갈색 머릿결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여행객

찰랑 거리는 머리카락중에 정돈되지 않은 몇가닥들에서

내리쬐는 태양빛이 잠시 스며드는듯 했다.

음악일까, 팟캐스트일까, 아니면 영어회화?

가끔 낯선 거리를 걸을때, 밖의 소음이 들리지 않을 정도의 이어폰, 해드폰을 껴보면

좀더 1인칭이 된 듯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이건 내 여행습관인데

여행갈때 어떤 노래를 계속 듣거나, 아니면 앨범 전체를 듣거나 하면

나중에 그 음악을 다시 들었을때

여행에서 느꼈던 감정들이 기억난다.

때로는 그날의 날씨, 그날의 공기,

 

아프로 헤어 발견

가발은 아닌거 같고...

실제로 보는건 처음이다

선그라스 위로 살짝 보이는 눈썹, 눈썹에서 추정되는 눈매

고상한 느낌이었다.

이날 해운대에서는 모래축제가 있었는데 모래 먼지 때문인지

역광에서의 빛이 상당히 부드러웠다.

먼지들이 쉼없이 움직였기에

렌즈로 들어오는 빛도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들어오는 느낌이었다.

다시 만난 아프로 헤어

궁금해서 뒤를 잠시 따라갔다.

치마의 그라데이션이 너무 예뻐서...

찍을땐 몰랐는데 집에와서 보니

앗. 또 눈을 마주쳤군.

뭔가를 들킨 느낌이다.

그냥 우리엄마

 생각이 난다

횡단보도를 건너면서...

 

바다를 가는 길에도 많은 풍경이 있었다.

 

그리고 그동안 내가 살던 삶에도

바빠서 놓쳐버린 혹은 서랍속에 갇혀있는 다양한 기억들이 있겠지

라는 생각이 든다.

 

가끔은 플랫폼을 빠져나오기 전

좀더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는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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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mdong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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