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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는 날에는 외출하기 전 조금 더 마음에 준비를 한다.
비는 얼마나 오는지 우산은 제대로 작동하는지 약속장소까지는 얼마나 걸리는지
평소보다 많은 생각 만큼이나 우산 위로 쉴 새 없이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를 들으며
우산 크기 만큼의 역영을 유지한 채 약속장소까지 발걸음을 재촉한다.
앞에 보이는 한 개의 우산, 다리 네개 꽤 오래동안 바라본다.
'부럽다...'
그제서야 의식적으로 눈길을 다른 곳으로 돌린다.
아무렇지 않은 척 우산 아래에서 애써 자신을 위로 한다.
사실 이번 약속도 별로 달갑지 않았다.
'왜 이런 날 부르는거야...'
그래도 할 수 없다.
이미 집과의 거리보다 약속장소까지의 거리가 더 가까워졌다.
왠지 모를 씁쓸함과 패배감이 다발적으로 느껴졌다.
언제부터 였을까 비 오는 날 외출을 싫어한게
다시 생각이 났다...
이제 거의 그 날로 부터 1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아직도 나는 그 때 그 장소 그 시간에 멈춰있는 듯한 느낌이다.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 줄 알았는데...
...
내리던 비는 그치고 우산 아래 있던 생각들은 하늘에 낀 먹구름과 함께 사라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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